
사방이 축축한 리퀴파이 메이즈를 클리어한 켄에게 남은 것은 와이즈 파이즈를 통과하는 일이었다. 바닥이 파이껍질처럼 바삭거리는 미로를 통과하다가 자칫잘못 바삭거리는 바닥이 무너지면, 또 다른 놀이기구로 연결되는 무시무시한 하이브리드 기구였다.
켄은 지금 5년째 월드오브호러 놀이공원을 클리어하는 중이다. 네바다 주의 한 변두리에 설치된 월드 오브 호러는 5년 전 일어났던 한 끔찍한 사건에서 실추된 이미지를 극복하고자 마련된 이벤트를 시작하게 된다.(그 사건으로 놀이기구 제작사와 컴퓨터 시스템 엔지니어링 회사와의 지루한 법정공방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오픈 25년 사상 초유의 1주일 무료 패스(One Week Free Pass)를 발급한 것. 단서로 삼은 것은 이벤트 시작 당일 현장 접수 인원에 한해서이다. 그리고 예상 인원을 계산한 월드오브호러측은 구근닷컴같은 IT기업에서부터 델몬드같은 식품회사까지 온갖 회사들의 광고 배너를 설치해 막대한 광고수익까지 계산했다.
사고는 월드오브호러의 입구를 둘러싼 트래직 아일랜드에서 일어났다.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펜스에 균열이 일면서, 20여명이 빠지는 사고가 난 것이다. 무료 츄러스 쿠폰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몰리면서 추락한 20여명은 데코레이션 용으로 하천 곳곳에 풀어둔 악어밥이 되고 말았다. 물론, 그 곳에는 켄의 의붓아버지도 끼어 있었다.
켄의 7번째 생일 선물이었던 월드오브호러는 그에게 너무나도 참담한 결과를 가져다 주었고,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월드오브호러측은 서둘러 이벤트를 취소하고 영구폐장하는 결론을 내렸지만, 당시 인터넷으로 당첨된 전야 얼리버드 리허설 행사에 참가한 25명의 아이들(켄도 포함)의 행방을 다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는 일종의 비공식 행사로 진행되었는데, 명단이 채 확인도 되기 전에 관련 자료가 다 파기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처음에 켄은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테마파크의 규모 때문에 자기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티켓팅에서 기구의 운영까지 모든 것이 윈도 서버로 구현되는 이 시스템 때문에 직원도 한 명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은 단지 자신의 생일을 즐겁게 보내려는 것 뿐이었다.
월드오브호러는 단지 테마파크였지, 무책임한 기업이니 마니 하는 건 7살짜리 켄에게는 관심사 밖이였을 것이리라.
하지만 12살의 켄은 어렴풋이 알고 있다.
지금 이 공간과 지금까지의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으리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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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놀이공원이란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
1. 사람이 너무 많다. 미아발생률이 높다.
2. 소리가 너무 크다. 큰 소리들 때문에 항상 불안과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3. 낙차나 속도를 이용한 대부분의 놀이기구들의 의자와 안전바에 부딪히면 멍이든다.
4. 울먹거리고 있으면 사람들은 재미있어 하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혀 아니다.
특히, 안 내려주고 끝까지 돌리는 바이킹은 테러에 가깝다.
5. 가짜 하와이, 가짜 서부 등 가짜 구조물들 사이 사이의 흙밭이나 나무구조물 등이 눈에
보이면 환상이 깨진다.
6. 서비스업 특성상 군데 군데 보이는 직원들의 짜증이 애들한테 전해진다.
7. 물부터 츄러스까지 안 비싼게 없다.
한 번 갔다오면 파김치가 되는데, 가족을 위한 곳은 전혀 아니다. 누굴 위한 곳일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데,
일요일날 애들한테 큰 피해 없는 게 다행이다.
누구 말 마따나 오라는 놈이나 그런다고 가는 사람들이나.
사실, 딴 나라 이야기 같다.
나는 내가 어릴 때는 아직 우리 사회에 의식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아서 놀이공원이란 곳들이 다 그런 줄 알았는데...
아직 우리 사회는 의식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많다.
그리고 가장 싫은 것은, 이렇든 저렇든 롯데란 회사의 이미지는 그리 크게 실추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