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쟈니윤쇼나 해외의 데이빗 레터맨쇼, 오프라 윈프리쇼 같은 모델을 한국 공중파에서도 구현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타이라쇼만큼도 못한 프로그래밍을 보여줬다. 박중훈쇼의 가장 큰 문제는 박중훈 이외에 딱히 관심이 가거나 눈에 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고, 그 다음으로 큰 문제는 박중훈쇼에는 박중훈도 없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의 토크쇼는 연예인 신변잡기형 배틀로 트렌드가 바뀌었고, 시트콤 형식을 결합한 무한도전이나 패밀리가 떴다같은 예능프로그램 중심으로 이슈가 생산되고 있다.

박중훈쇼는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첫회에는 오랜만에 방송국을 찾은 장동건이 생각대로T CF의 연장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조금 덜 다듬은' 실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데서 의미를 찾는다 쳐도. 몇 회를 거듭하면서 게스트에게서 이끌어내는 건 네이버 뉴스에서 검색되는 평소 자료의 십분의 일도 채 되지 않는다. 특히, 이번 정우성편은 정우성이 쉽게 보여주지 않는 까불거리는 모습과 한국영화의 앞날을 진지하게 걱정하는 배우본연의 모습을 아무런 고민없이 그냥 그대로 섞어두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 박중훈이라는 호스트가 앉아있다.

이 토크쇼는 박중훈과 게스트 사이에 한 명의 보조 진행자(Co-host)가 더 있는데 그건 바로 '침묵'이라는 존재이다. 다른 예능에선 과잉에 가까운 자막효과가 나오지 않고, 아직 제작진이 적응하지 못한 HD포맷에 맞춘 화면에서는 텅빈 무대위의 싸구려 소파 위에 엉거주춤 앉은 두 명의 사람을 황량하게 비출 뿐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휘어잡을 호스트의 역량이 프로그램의 핵심일 것이다. 박중훈은 자신의 이름을 건 쇼의 호스트가 아니라, 친한 PD앞에 후배를 데리고 앉혀 술 한잔 하는 수준 정도도 진행을 하지 않는다. 그냥, '아니 그 전에는 왜 전화를 안 받은거야.'하는 톤으로 묻는 질문은 사람좋은 편안한 진행이 아니라, 아예 힘조차 주지 않는 진행이기 때문이다.

회를 거듭할 수록, 수억짜리 포뮬러 자동차 시동 거는 것을 보여주다가 이번에는 돈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어려운 경제를 고민하는 척하거나 하는 의미없는 코너나 연결하더니 마지막에는 프로그램을 보느라 짜증이난 시청자를 위해 스트레스 해소 체조로 확인사살까지 해 준다.

박중훈쇼라는 프로그램이 이렇게 재앙이 된 것은, 안의 게스트도, 오랜 시간을 열심히 준비했을 박중훈의 문제도 아니다. 단지, 이런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는 공중파 프로그래밍의 풍토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일 것이다. 아마도 공중파가 이렇다할 결단이 없다면, 박중훈쇼같은 돈들이고 욕먹는 프로그래밍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