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Format Society (http://www.experimentaljetset.nl/lostformats/01.html)라는 웹사이트는 포맷 전쟁에서 패배했거나, 한 최고의 포맷으로 위용을 떨치다가도 시대에 의해 도대퇸 포맷의 흔적을 기록해 두는 곳인듯 하다. 64개의 포맷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아직까진 이미지와 사양만 기록되어 있다.

횡으로 스크롤되는 이 목록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활발히 쓰였던 Memory Stick(초기의 기다란)과 SMC가 기록되어 있다. 두 포맷은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아주 소중히 다루어졌던 저장매체들이나, 기술적 한계와 가격 때문에 도태되었다. 그 외에도 미니디스크와 DCC도 보이는데, 필립스가 MPEG-1기반으로 MP3의 초기 기술을 도입해 만든 DCC와 ATRAC이라는 코덱으로 선보였던 소니의 미니디스크 대결은 결국 소니의 승리로 끝이났다. 하지만, 10년도 되지 않아서 아이튠즈-아이팟에 대체되었다. 이 시스템 기반에 들어가는 저장 기술의 대부분은 삼성의 플래시메모리 반도체이다.

고용량과 저렴한 가격과 휴대가 간편한 크기라는 유리함 만을 갖춰도 어쩔 수 없이 도태되는 포맷의 전쟁을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소프트웨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리버도 데이터플레이라는 5백원 동전만한 포맷으로 시장을 주도하려다 지금은 MP3종주국이라는 명예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회사가 되었다. 베타맥스의 실패와 미니디스크의 폐쇄적 시장주도의 오명을 씻기 위해 노력한 블루레이포맷이 차세대 HD영화 저장매체의 표준으로 떠올랐지만, 도시바는 몰래 업스캔 컨버팅 DVD란 기술을 발표했고, 애플은 보란듯이 다운로드 방식의 HD영화 판매를 시작했다. 아마 블루레이는 DVD가 가진 생명보다 더 짧은 영광의 나날을 보낼 듯 하다. 와중에 샌디스크는 슬롯뮤직이라는 MicroSD메모리 재고분을 처분하기 위해 오디오 포맷 전쟁에 끼어들었다.

64개의 매체가 사라졌거나 잊혀졌어도, 대부분의 컨텐트는 아직 살아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고품질 아날로그를 흉내낸 고품질 디지털로 그 변화는 계속 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소프트웨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