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전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테면 이직을 고려하는 형에게서도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냐는 고민을 듣게 된다. 보통 하루에 한 마디씩 생활영어 이런
걸 하려는 사람에게는 맘 편히 회화학원에 등록하라고 이야기하는데 진지하게 공부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항상 하는 조언이 있다.
한 달 정도만 기초
공부를 다시 하라고.
영어는 어디까지나 외국어이기 때문에, 수준이나 실력의
향상 이런 말을 쓰는 걸 굉장히 싫어하지만, 시험이나 자격의 파급효과가 큰
언어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를 오랜
시간 많은 돈을 들여서 배움에도 효과가 나지 않는 큰 원인은 기초를
하나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알파벳이나 단어의 사용을 언어의 수준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어떤 과정을 슬슬 넘어가고 책을 대충 봤다면 그 정도
수준이라고 속단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 나라 영어구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R과
F의 발음 굴리기 보다는, 기본적인 상황에서 나와야 할. 땡큐, 쏘리, 하와유
등의 아주 기초적인 '말'이다.
잉글리시 리스타트(English Restart)라는 책의 첫
권인 베이직(Basic)편은 어떤 수준의 영어를 하는 사람이든 한 달 정도만 기초에서
다시 시작 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나와 너, 우리에서 점점
뻗어가서 감각을 지배하는,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요소들에 대해 아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그림과 간단한 문장으로만 구성(그래서 번역판이라는 것보다는 각국에 맞는 편집판이
맞는 말일듯)되어 있다. 예전에 화제를 모았던 빅 팻 캣(Big Fat Cat)시리즈
보다 더 직관적인 구성이다.
사람을 예로 들면, 나라는 존재에서 뻗어나가 그 주변의 인물의 관계를 구성한다. 나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팔이나 다리 같은 구성요소도 다루면서, 의자에서도 발견되는 팔이나 다리 같은 구성요소도 함께 다룬다. 이런 방식의 설명은, 사람에게서 팔이나 다리의 의미가 사물에서는 어떻게 관찰되는지를 다루고 있어 "arm=팔"이라는 1대1 대응방식으로 익히는 방법보다 훨씬 깊은 이해를 준다는 데 있다. 사람에게서 뻗어나온 다리가, 의자에서도 뻗어나온 의자다리라는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걸 파악하는 과정을 잘 생각해보자. 외국어를 배울 때 '어휘'를 어떻게 배울 지에 대한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어휘는 말에 중요한 요소인데, 그런 중요한 요소를 적절히 선택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세련된 외국어 구사는 이렇게 깊은 이해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생각을 담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본기가 탄탄한 책의
장점은, 이 책으로 손해를 볼 일이 하나도 없다는 데 있다. 시간이나
돈도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이미 이 정도의 문장을 무리 없이
읽는 사람이라도, 자신이 제대로 공부했음에 감사하면서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아까도 말한 대부분의 '기초'를 건너띈 많은 사람들은 간단하고 쉬운
단어들이 가지는 강력한 파워를 깨닫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시제나 단수/복수,
인칭대명사 같은 "말만 통하면 되지"하고 그냥 신경 안 쓰는 기본적인 것들을
아주 철저하게 다뤘기 때문에 더더욱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책이다.
한국 사람들이 제일 큰 착각을 할 때가, 유럽이나 중동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사용하는 억양이 강한 영어를 "문법을 굳이 따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하는 영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한국 사람은 더 발음을 잘
할 것이라는 이상한 우월감과 영어라는 엄연한 외국어에 대한 이해 부족을 사소한
실수 정도로 생각하려는 좋지 않은 생각이다. 보통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다들
자국어로 자신감 있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떤 수준의 영어를 하더라도, 사람에게서 뻗어나온
팔의 의미와 의자의 손잡이 부분에 달린 뻗어나온 의미를 팔이라고 부르는 언어적
이해 만큼은 다들 철저하게 하려고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영어는 신성한 재산처럼
여겨지느라, 그 언어의 묘미가 너무 많이 사라진 듯 하다. 영어는 단지
외국어일 뿐이다. 제발 그런 마음 가짐에서 접근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