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 하우스와 제임스 윌슨의 재결합이 방영된 5시즌 4화의 에피소드는 세 제자들이 하우스를 떠나면서 복잡해진 스토리라인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듯 보였다. 사실, 하우스에게는 세 명의 제자가 있든 수십명의 인턴후보가 있든 관계없이 윌슨의 존재만 있어도 되는 듯하게 보인다. 윌슨은 하우스의 엑스트라 코어 브레인 정도 되는 듯, 그와 함께 공동으로 일을 처리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보인다.
미국 대학에서 교환학생 때, 이 드라마를 철학 시간에 한번 다루고 문학시간에 한 번 다루는 일이 있었다. 그 때 교수님들도 이야기하길 이 드라마는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고, 전통적인 셜록 홈즈 스타일의 미스테리 물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홈즈대신 하우스, 왓슨 대신에 윌슨이라는 패러디적 캐릭터를 구축한 것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는 설명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피도 나오고, 해부장면도 나오고, 수 많은 의료용어와 최첨단 시설이 등장한다. 하지만, 병을 진단하는 데 이용되는 것은 환자가 썼던 이쑤시개부터, 삼년 전 여행지에서 산 식료품 영수증까지 모든 것이 동원된다. 셜록 홈즈가 추리때 그러했듯이 바지에 묻은 흙만 보고도 어디 지역이니 알아맞추는 정도는 이 드라마에서 매회 보여주는 기막힌 장면들에서 자주 인용되는 방식이다.
미드로 불리는 미국 텔레비전 쇼들의 인기는 독특하고 다양한 소재에 있다고들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헐리웃의 자본이 대거 이동하여, 제작 스케일이 왠만한 영화보다 커지는 일도 많다. 하지만, 하우스를 보면, 자본과 소재 이외에도, 플롯이라는 견고한 뼈대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하다는 느낌을 갖게끔 한다. 이 드라마는 괴상한 성격의 그레고리 하우스와 그와는 정반대로 괴상한 성격을 지닌 왓슨이 빚어내는 듣기만 해도 흥미로운 사건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은 드라마이다. 이런 법칙은 거의 대부분의 장르에도 적용되는 아주 단순한 법칙이다. 예전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던 미스 마플의 명언처럼 말이다. 아무리 따분한 시골에 있더라도 인간의 본성은 변함이 없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