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의 종말

POP*OUT 2008/10/15 15:42
사실, 아직 음반은 종말하지 않았다. 아이튠 뮤직 스토어와 아마존 다운로드 같은 류의 '다운로드' 뮤직스토어들이 '앨범 단위'할인을 하는 이상 음반은 종말하지 않을것이다. 아티스트 들도 여전히 '앨범'을 발매할 것이다. 플레이리스트라는 가상의 컬렉션 기능이 있기 때문에, 그 어떤 형태로 엮어도 무방하다. 심지어는 앞으로 개인들이 음악을 선별해서 리스트로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을 것이고, 애플은 지니어스라는 추천 시스템을 도입해서 리스트 단위 판매를 더욱 더 강화하고 있다.

샌디스크의 슬롯뮤직에 대해서는 CD의 다음은 microSD?란는 글에서 다룬 적이 있었는데, 실제 발매된 형태를 보니 좀 슬프다는 느낌이 들었다.
슬롯뮤직 플레이어

슬롯뮤직 플레이어 혹은 염가형 산사

슬롯뮤직 앨범

슬롯뮤직 앨범 혹은 조금 비싼 샌디스크 MicroSD


물론 샌디스크이기 때문에 MicroSD메모리의 가격적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고, 산사(SanSa)라는 오디오 플레이어로 어느 정도의 자신감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이 이미 온라인 스토어에서 대여 형태나 다운로드 방식으로 판매되는 지금, 월마트나 베스트 바이 따위에서 즐겁게 이 음반들을 구매해서 포장을 뜯고 산사 플레이어에 장착해 집에다가 이제는 큰 쓸모가 없어진 Micro SD콜렉션에 하나를 추가해 둘까 하는 생각이다. 이런 굉장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정도로 샌디스크는 절박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이미 메모리 가격은 하락해가고 어떤 제품을 만들던지 마진은 점점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음반의 종말을 목격한 것은, 어떤 생각 없는 회사가 MPEG-4기반의 64K오디오 파일을 넣은 디지털 음반이란 것을 내 놓았을 때이다. 한창 MP3플레이어 판매주가가 올라갈 때 즈음의 그 당시에, USB연결도 안되는, 조잡한 비닐 스티커 같은 포장으로 겉을 둘러싼 값싸보이는 MP3플레이어에 음반을 넣어 판매할 발상이 떠올랐다. 산사의 경우는 그것보다 훨씬 나은 경우이지만, 그래도 나쁜 아이디어 임에는 분명하다.

이제 음반은, CD라는 물리적 매체에 담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가 아니라,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꾸밀 수 있는 음악들의 모음을 뜻하는 형태로 바뀐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