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nes Lions 2008
Big Idea Can Make Anyone Feel Small
이번 광고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국내광고로 수상한, 제일기획이 제작한 홈플러스의 옥외래핑 광고로, 삼성홈페이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One Show'라는 광고전에서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광고는 잠실역에서 조금 떨어진, 롯데마트같은 다른 마트들과 경쟁해야 하는 홈플러스가, 역안에다가 마트자체를 옮긴 아주 획기적인 시도였다. 색색깔의 제품들이 실물 크기로 광고로 래핑되면서, 잠실역에서 내린 승객들은 흡사 홈플러스에서 쇼핑하는 듯한 느낌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만든 것이다. 원래 구조물이나 버스 등의 전체를 래핑하는 광고를 싫어하는 편인데도 이 광고는 상당히 재미있게 느껴졌고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CF분야는 전체적으로 예전에 비해 훨씬 풍부한 감성을 담고, 메시지는 짧고 강렬하게 전달하려는 의도가 보였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소니의 브라이아 광고와 워크맨 광고였다. 브라비아는 삼성이나 LG에, 소니의 워크맨은 아이팟에 밀려난 소니로서는 과거의 엔터테인먼트의 일인자로서의 자리에 대한 향수를 잘 떨쳐내고, 기술이 전달하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췄다.
소니 브라비아의 새 광고인 "플레이도-남들과 다른 컬러(Play-doh - color like no others)"같은 경우 소니 특유의 강렬한 색감을 음악에 맞춰 선보이는데, 예전의 풍선과 고무공같은 느낌보다 더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해낸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영국에서 제작된 이 광고를 보면 사실 제품보다 뛰어난 프로모션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no other"를 이어서, 소니의 새로운 워크맨 광고는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어마어마한 종류의 악기들이 단 한 음씩을 내면서 만들어내는 화음과 멜로디는 보는 내내 경이로움을 주는데, 소니의 음악을 듣는 경험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역시 브라비아 광고와 마찬가지로 제품을 뛰어넘는 프로모션의 예를 보여주는 듯 했다.
그리고, 영상광고에서 가장 거대한 스펙타클을 자랑한 것은 아마 헤일로3의 광고가 아닐까 한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XBOX용 게임인 헤일로(Halo)의 인간과 다른 우주의 종족간의 전쟁을 하나의 가상의 역사로 설정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제작하였는데, 전쟁 참가자들을 위한 기념관에 대한 설명, 전쟁 생존자들의 증언 등이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되면서 "Believe"라는 자막으로만 끝이 난다. 아무런 사전정보가 없는 소비자라면 SF영화의 예고 혹은 어쩌면 실제 전쟁 다큐멘터리로 착각할 정도로 잘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시리즈에서는 실제 게임 장면과 실사 촬영한 영상을 아주 잘 편집하여 왠만한 SF영화보다 더 장엄한 장면을 연출해낸다. 실제로 헤일로 시리즈는 영화 다음 세대로 각광받는 멀티미디어 상품의 기획사례 중 모범이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게임으로, 이제는 영화나 음악같은 매체가 게임을 위해 사용이 되는 그런 사례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 외에도 태국의 실바니아 전구 광고나 모리나가의 초콜릿 광고 등 유머를 잘 살린 광고들도 눈에 띄었는데, 특히 최근에는 광고의 효과는 더 명확하고 유머는 더 간결하고 재미있는 명확한 스타일을 보여 주고 있다.
2008년의 칸 광고제에서 아마 가장 주목을 받은 광고는 HBO의 관음증(Voyeur) 프로젝트로, 실외 HD영상의 영사부터 인터넷과 모바일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시에 집행한 광고이다. 거대한 예산을 들여서 집행한 이 광고는 기법에서 효과까지 평가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실제 뉴욕의 한 아파트 벽에 영사기를 설치한 다음, 특별한 초대장을 배부해서 사람들을 그 곳에 모이게끔 한다. 그리고 두 대의 HD영사기를 통해 8가구의 아파트의 단면을 영상으로 만들어 상영한다. 모인 사람들은 실제 아파트를 들여보는 듯한 느낌으로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초대장에는 그 중에 한 두개의 아파트만을 들여다 볼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어서 특정한 스토리에 집중해서 관람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광고 시리즈는 홈페이지 상에서 플래시로 만든 가상 도시 이미지에 건물 벽에서 실행되는 동영상 시리즈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고 모바일이나 HBO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도 집행 했다고 한다.
비트토런트를 통해 방송 후 즉시 전세계에서 드라마를 다운받아 볼 수있는 시대가 되었다. HBO로서는 유료 채널에서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독특한 접근방법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HBO는 사람들이 왜 텔레비전 쇼를 보고 남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지를 파악한 후 이런 기발한 방법을 사용해서 HBO의 스토리텔링을 '이야기'하게 되었을 것이다.
광고는 아주 극단적이고 짧은 형태의 이야기이다. 너무 극단적이라서 때로는 자극이 되고 불쾌하기도 한 광고라는 매체는 세상 모든 것이 관심을 끌려고 할 때 사람들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잡아 두고, 이야기를 걸려고 하는 아주 적극적인 매체이다. 특히, 스토리텔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금 시대에서 광고는 요약적으로 사람의 관심을 끌어 들이는 방법을 아주 잘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단지, 우리 나라에서는 이 모든것이 언제나 가능한 플랫폼은 아주 발달해 있으면서도, 이런 다양한 스토리텔링에 대한 시도는 너무나도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졌을 뿐이다. HBO는 항상 광고의 마지막에 "이것은 티비가 아닙니다. HBO입니다."라는 시리즈의 카피를 넣는다. 가끔 우리 주변에서 한계로 보이는 것들이 이런 특정한 껍데기에 너무나 강하게 묶여있는 결과가 아닐지 의심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