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컬하게도, 나는 언니네 이발관의 음악을 한참 후에야 처음 듣게 된다. 친구가 인터넷 방송에서 틀어준 곡을 듣던 중에 이래 저래 인터넷을 검색했고, "꿈의 팝송"의 4집 수록버전을 듣게 된다. 어떻게 이런 밴드가 있을까. 내가 잘 하는 말 중에 하나인
왜 아직까지 이런 음악이 있는 걸 몰랐지.언니네 이발관은 시대가 말해주는 것과, 음악의 시류와, 제반환경과는 아무 관계없이 존재하는 음악 같았다. 가장 보편적인, 록으로 노래하는 사람의 감정과도 같은 이 밴드의 새 앨범의 발매연기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는 어제밤부터 계속해서 발매를 기다렸다.
언니네 이발관 홈페이지 Shakeyourbodymoveyourbody.com에 올라 온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를 듣는법.
쥬크온에서 씨디굽기로 프로그램을 교란해서 320K의 MP3파일을 구입하고, 아이팟에 넣고, 내가 갖고 있는 제일 좋은 리시버인 AKG의 염가형 DJ헤드폰인 K81DJ를 꺼냈다.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고, 산 마테오 다리가 보이는 테라스에서 담요를 두르고 플레이를 눌렀다.
2008/08/08 언니네 이발관 : 시즌3 또는 시즌1 [6]
2008/07/30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프리뷰 [20]
2008/07/30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발매 임박 [10]
아이팟이 생기면서 10초도안의 인트로, 중간의 후렴구, 마지막 등을 대충 들어보고 좋은 곡만 듣던 습관이 굳어진 게 한참이다. 특히, 아이팟 셔플을 주로 들으면서 매일 듣는 곡만 넣어서 듣고 다녔었다. 언니네 이발관의 앨범을 제대로 듣게 된 게 난생 처음이 아닐까 한다. 아이팟 나노의 휠을 돌리면 맘대로 원하는 부분을 찾을 수 있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음 곡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다. 지금 세 번째 음반을 플레이하며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언제 플레이를 눌렀는지 모를정도로 헤드폰이 눌러오는 머리가 아파오도록 음반을 계속해서 듣고 있다.
누군가는 단편 소설집에 비유하고, 누군가는 영화 한 편에 비유를 한다. 친구 한 명은 앨범을 하나의 트랙으로 만들었으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설명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냥 첫 곡부터 마지막 곡이 어느새 끝난 순간까지 시간은 지나가 있으니까.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에 앨범으로 듣는 음악이 나왔다. 이 앨범은 기다리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이나 인내심의 한계를 넘나들면서 그 존재를 기다려온 셈이다. 이 앨범에 굉장하다는, 올 해 최고의 앨범이라는, 꼭 들어야 한다는 등의 수식어를 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이 앨범은 그 제목처럼 "가장 보통의 존재"일 것이다. 음악 이라는 아주 순수한 형태를 다시금 보여준 '보통'이라는, 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비뚫어진 수식어를 쓰는 그런 앨범인 것이다.
아주 오랜만에 음악 이외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듯, 귀로 계속해서 듣고만 있었다. 가장 보통의 음악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