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괜찮은 글을 읽은 것 같다.



우리 사회는 대학생에게 얼마나 많은 특권을 부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나도 대학생이라 그러한 특권을 200%누리고 살고 있지만,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내 걸때 만큼은 학생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생이라는 존재가 고리타분하고 매일 책만 파야 한다는 것 아니지만,

학생이라면 준비되어야 할 지성 같은 게 있어야 하는 법이다.



이 글을 읽고 나는 몇 년 전에 SARS가 유행하기 시작한 때를 떠올렸다.



SARS가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괴질'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가 SARS란 이름을 얻었을 당시, 나는 신촌의 지금은 투섬 플레이스가 들어선 자리를 걷고 있었다.



남자 대학생과 여자 대학생이 지나가면서 하는 말이



-여: 그러니까 괴질이라는 병이 원래부터 있었던 거야?

-남: 아니 괴질이라는 게, 그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진단도 안되고, 환자에 대해서 밝혀진 것도 없고... 그러니까 그 괴질이라는게...



괴질...



그렇게 질문하는 애나 대답하는 애나...



사실 그 두사람이 우리나라 대학생을 대변한다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우리 나라 대학생들은 같은 또래의 세계 젊은이들이 벌써부터 어떻게 사는지 고민하고 열심히 일해가며 삶의 보람 같은 걸 찾고 있을 때, 알바나 해서 싸이월드 도토리나 충전할 생각을 한다.



나에게 돌을 던질 사람은 던져도 상관 없겠지만...



대학생이란 학생증 때문에 살기 편하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솔직히.

재수생활때 뼈저리게 느꼈지만 우리 나라에서 어디 학교 학생이 아닐 때,

무릇 학교를 가야할 나이에 학교가 아닌 다른 장소에 있을 때,

땀흘리며 자신의 처지를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힘든 현실이다.



80년대 처럼 선술집에 자리 꿰어 차고 앉아서, 인생을 논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학생이란 본분이 얼리어답터란 용어를 빙자해 쓰지도 않는 물건에의 열망을 불태우거나, 술집에서 깎아달라고 뗴나 쓰는 것은 정말 아니기 때문이다.



제발, 월요일에 나오는 대화의 흐름은 어젯밤 네이버 검색어 순위나 엑스맨에서 브라이언이 췄던 춤, 그 이상이었으면 좋겠다.



대학생들은 자기를 타겟으로 하는 이러한 비난들 앞에서 당당해지고 싶은가?

나 역시 당당하게 대처할 자신이 있다.



내가 뭘 하고, 내가 왜 하고, 내가 가진 신념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면 그것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체계적인 변명까지 준비하고 있다.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고 열정을 투자하고 있다. 그렇다면 된 것이다. 사회적인 어려움 때문에 비관적이 될 자신의 처지? 자기가 좀 어떻게 바꿔볼 생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