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 ActiveX 기술로 운영되는 한국 금융관련 인터넷 보안 정책을 옹호한 이번 판결은 한국의 IT가 양적으로만 성장했지 그 안의 질적인 변화는 전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사건이다. 금융 거래에서의 보안은 가게에서 돈을 건낼 때, 나와 계산원 사이에 어떤 위험한 인물도 끼어들지 않는 다는 정도의 아주 기본적인 사항의 보안이다. 문제는 이 보안을 한 회사의 소프트웨어에 맞기고 있는 덕분에 한국의 웹환경은 왜곡되다 못해 피폐해져 가는 실정이다. ActiveX의 문제에 대해서는 장점이나 단점도 있을 것이고, 현실적으로 우리 나라에서 무조건 부정할 수도 없는 문제라는 걸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왜 하필 마이크로소프트에서조차 보안문제로 사용하지 않는 ActiveX방식을 골자로 하는 금융문제에 이런 판결이 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단지 보급된 윈도컴퓨터가 대다수를 차지 한다는 이상한 근거로, 잠재적인 투자 비용에 대한 이해조차 없이, 단지 대다수의 컴퓨터에 윈도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무슨 그게 대수냐며 판결 내린 것이라고 밖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물론, 자세한 판결문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가끔은, 이런 사건에 대한 판결 하나가 지금 한국의 상황을 대변한다고 연결짓는 게 그리 성급한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제발,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정도의, 공정하기 위해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것과 몰라서 고집 피우는 것 정도는 구별했으면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