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날아다니는 꿈을 꾸다 떨어지고, 땀에 흠뻑 젖은 나를 달래는 어머니는 "그건 키가 크는 꿈이란다, 성장의 한 단계에 불과해..."

고등학교 시절이란 항상 지나고 나면 근사한 추억이지만, 지나는 사람에게는 가장 괴로운 시절이 아닐 수 없다.

성장의 마무리 단계에서 거대한 무언가에 끌려다니는 듯한 경험은 다들 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의 10대는 사춘기(요즘은 반올림?)처럼 아기자기하고 예쁘지 않고, 항상 땀에 절은 양말과 잠이 덜 깬 기분과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무력감에 젖어 있었다.

햇빛 좋은 해변에서 서늘한 바람을 맞는 그런 쿨한 경험이 아니라, 진흙탕에 넘어져 구르는 경험 같은 것이다.

하지만, 진흙은 피부에도 좋다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그러한 진흙에 구르고 난 뒤 상쾌한 샤워를 하고 잠에 드는 기분도 나쁘지는 않다.

SkyHigh는 후레쉬맨 류의 컨셉트를 스파이더맨 급의 SFX에 MTV 하이틴 코미디를 뒤섞어 만들어낸 보기 드문 수작이다. 정말 진심으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시종일관 눈을 즐겁게 하는 특수 효과에 10대들의 알싸한 성장통에 부모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커밍-아웃(!?)하고, 그런 자식을 걱정하고 받아 들이는 부모들, 잠재력의 발견... 정말 아름다운 날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비록 영화의 연출상 조그마한 위기 이벤트도 있지만 이는 주인공의 능력을 더욱 더 돋보이게 할 뿐이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위해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에 너무 충실해 주어서, 이 영화는 빛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리 극중이라지만 자신이 주인공이 아닌 역할에서조차 우스꽝 스럽기도 힘들텐데...

커트 러셀이나 켈리 프레스튼의 히어로 캐릭터는 너무나도 모범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첫 주연을 맡은 배우인 마이클 앵개러노(Michael Angarano)의 혼란에 빠진, 남이 볼 땐 귀엽고 순수하고 쾌활한 사춘기 소년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윌 앤 그레이스에서 간간히 보여주던 극에 녹아드는 연기를 엿볼 수 있어서 근사한 걸 발견한 기분이었다.

그것이 아메리칸 파이 풍의 MTV하이틴 코미디이든, 데본 사와 주연의 좀비 슬래셔코미디무비인 아이들 핸즈(Idle Hands)든, 모든 청소년기 혹은 10대는 찬란하고 눈부시지만 그 과정만큼은 쓰고 떫을 뿐이다.

하늘 높이 날다 떨어지고 다시 날아 오르고, 밝았다 어두웠다 앞날을 내다보지 못한다고 하지만...

어쩔 수 있나 그게 고교생활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