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디자인으로 유명한, 요즘은 도베(Dove)같은 잡지로도 유명한 디자인하우스에서 야심차게 창간한 남성잡지이다.
먼저 밝혀두자면
이 글의 제목은 오자나 탈자가 없다.
단지 뛰어쓰기를 안 했을 뿐인데, 무언가 성적인 함의를 느꼈다면 글을 읽는 당신의 문제일 수도... 아니면 디자인 하우스의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다.

2년전 쯤의 잡지계는 엘르걸이나 보그걸같이 기존 패션지의 걸버전, 뱅땅의 라이센스로 변신한 뱅땅 키키같은 잡지들이 주름잡고 있었고, 그 당시의 남성지는 지큐(GQ)에스콰이어(Esquire)같은 잡지가 양분하고 있었다. 에스콰이어가 성공한 30~40대를 겨냥한 한국에서 '멋지게'살아가는 남성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고, 지큐는 그러한 30~40대의 조카나 막내 동생으로서 기존의 세대와는 다른 남성상을 살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남성지라는 것은 여성잡지와는 엄연히 다른 것이, 여성 잡지가 패션에 한층 힘을 실어 크리스찬 디올의 향으로 그 위용을 뽐낼 때, 남성지에는 렘 쿨하스 같은 건축가에서 페라리같은 드림카에서 부터 아라미스 랩 시리즈의 안티 에이징 솔루션과 인텔의 새 프로세서 칩셋정보나 아이팟 악세사리까지 모든 것을 총망라하게 된다. 남자들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정보들 그들의 친구들이 수다로 알려주지 않는 정보를 실어야 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남성과 군장병들을 겨냥한 에스콰이어와 그러한 남성들과 차별화하려는 영보이에서 쿨가이로 변모하는 이들과 뒤늦게 커밍아웃을 결심한 이들의 지큐가 지배하던 잡지 시장에 맥심(Maxim)이라는 후발주자가 들어섰을 때도 이렇게까지 치열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맥심은 플레이보이만도 못한 여성누드를 실어 두고는 남성들의 성적 담론을 논하려한 오만함에 코스모폴리탄 만큼의 인지도도 얻지 못했다.

그 후로, V나 ARENA같은 대놓고 물건 사라는 잡지가 나왔고 선택의 폭은 넓어지는 듯 했다.

지하철 광고판을 도배하다시피 한 맨즈헬스의 광고를 봤을 때,
'잘못하면 이 잡지 싸구려로 전락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맥심의 첫 런칭 때 같은 느낌이 들어서일까...

일단, 잡지의 명가 반열에 들어서려 하는 디자인하우스의 전략상

창간호는 1,000원(무려 4천원의 할인! 공짜로 줘서 가치하락의 역효과는 없애고, 부담 없는 가격에 독자들의 손길을 끌었다. 인터넷에서도 그 전략은 유효했다.)
그리고 2호인 4월호를 사면 5월호를 공짜로 주는 이벤트!

3달간의 릴레이 이벤트를 하다 보면 한 번 손에 들려 익숙해진다면 잘 바꾸지 못하는 남성들의 심리를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창간호를 받아본 결과, 만족감은 아주 높은 편이었다.

에스콰이어의 담배찌든 냄세도 없고, 진큐의 막강한 정보량과 젠 체하는 고매함도 없었지만, 맥심처럼 대책없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잡지가 가진 엔터테인먼트한 정신에 유용한 정보성에 출판사 특유의 노하우가 담긴 복잡하지만 난잡하지 않은 레이아웃까지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특히 조화가 돋보이는 색상의 선택과 역동적인 일러스트레이션 등 예감이 좋은 잡지이다.

무엇보다 남성지로서 성공하기 위해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패션화보의 증면(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핀업걸(맥심처럼은 말고, 그래도 지큐만큼이라도)
객원필진(조금 톡톡 튀는 감성의 한 두명 객원만)
이 정도 일 것이다. 하지만, 이 세가지가 너무 과하다면 맥심처럼 그 빛깔을 잃고 표류할 지도 모른다.

표지에 당당하게 밝혀 오히려 민망한 '최강의남자지'가 될 포부를 밝히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맨즈헬스. 기존의 지큐와 에스콰이어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에 빠져 있었다면 어울릴만 하다. 그리고 수험생 시절 한호림씨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같이 어떻게 이렇게 독특한 책이 나한테 유용할까...하는 의문을 가졌다면 그 당시의 주역인 출판사 디자인하우스의 역량을 신뢰해도 좋을 듯. 어깨에 힘들어간 도도한 남성지들의 틈바구니에 오랜만에 봄햇살같이 밝고 쾌활한 지면의 명랑한 내용을 맛보고 싶다면 맨즈헬스를 선택해도 좋을 듯 하다.

혹여, 제목의 '헬스' 때문에 망설이는 당신에게는, 번역체 난무한 헬스클럽 영양제 광고와는 다르고, 게다가 남자라면 모조리 두 가지를 지녀야 한다는 잡지의 말을 들을 시대가 온 것 같다. 쿨한 정신과 핫한 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