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woman no cry'는 정말 명곡이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밥 말리(Bob Marley)의 오리지널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스토니 스컹크가 너무나도 훌륭하게 다시 만든 이 노래 때문에 밥 말리의 오리지널을 구해서 들어보았는데, 지금 듣기에는 너무나도 시대차가 커져 버린 곡의 느낌 때문인지 다가 서기가 너무 힘들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밥 말리와 노 워먼 노 크라이와 레게에 대해 들어본 적은 많겠지만, 그 세 키워드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오리지널 곡을 들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미, 밥 말리를 듣기에는 그는 너무 옛날 사람이고, 밥 말리와 레게를 이해하기에 넘어야 할 지식의 산들이 험해서 일지도 모른다. 노 워먼 노 크라이는 거의 모든 레게 밴드들이 우리 청중들에게 들려주는 곡이라, 예전에 안면도에서 우연히 본 한 밴드도 이 노래를 불렀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 워먼 노 크라이의 버전 중 하나는 푸지스(Fugees)의 버전인데, 정겨운 기타 연주와 매력적인 보컬에 낮지만 구성지게 깔리는 드럼 라인이 정말 좋다. 원곡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듣기 좋게 편곡한 이 곡은 어떤 의미에서는 내게 오리지널과도 같다. 나는 밥 말리의 노 워먼 노 크라이를 실제로 끝까지 들을 기회가 없었고, 푸지스의 곡은 너무나도 익숙하한 따뜻한 방 같은 느낌이 좋다. 노 워먼 노 크라이라는 하나의 작은 세계가 있는데, 그 안은 너무나도 따뜻하고, 행복한 곳이다.
이 노래에 대한 언급이 영화 '스패니쉬 어파트먼트'에 나온다. 극 중에서 영국인 여자애인 웬디가 바르셀로나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는데, 영국에 남자 친구를 두고 길에서 만난 미국인과 바람을 피운다. 미국인에게 반하게 되는 계기는 그가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길에서 노 워먼 노 크라이를 불렀기 때문인데, 이를 전해듣는 프랑스 친구가 '그런 촌스런...' 이런 눈길로 쳐다 본다. 노 워먼 노 크라이는 그런 노래같다. 촌스럽고 오래된 좋은 것으로, 이미 좋아지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그런 노래이다.
이번 스토니 스컹크의 노 워먼 노 크라이는 멜로디의 따스함에 세련된 편곡에 특유의 보컬에 새로 쓴 우리말 가사가 잘 어우러졌다. '우리 나라에도 레게가...'가 아니라, '스토니 스컹크 노래 좋다...'라는 느낌이 절도 들게 만들었다. 풍성한 코러스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드고 있으면, '좋은 노래'라는 말을 붙일 때 별 다른 이유가 필요없을 때가 있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노 워먼 노 크라이는 정말 좋은 노래이다. 푸지스의 노래도, 스토니 스컹크의 노래도, 아마도 밥 말리의 원곡도 정말 근사한 노래일 것이다. 가사를 다 몰라서 '노 워먼 노 크라이'만 흥얼거리는 당신의 목소리도 정말 근사할 것이다.
그러니 이제 제발 울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

